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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 풍경

개울가재 2008. 2. 13. 18:22

기차 안 풍경

 

 

임종본

 

 

살다가 다 쓰지 못한 마음 한 자락

재고로 쌓여서

생기가 부실해진 중년과

화장기 없이 푸석한 미간으로

옷깃을 추스르며 들어온 우리의 어머니가

말없이 잊고 온 세월을 주고받는다.

우리들의 나라와

우리들의 국민과

그들이 지켜온 험난했던 시절을

우리들이 안고 갈 유구한 역사를

제자리에서 비와 바람을 이기며 살아온 그들의

굳은 의지가 두 사람의 얼굴에서

기차 안으로 뚝뚝 떨어지고

때 묻은 머리칼 냄새가

나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는 천안역

내리는 사람들 꽁무니로

까만 어둠이 그네를 탄다.

육백년 숭례문이 주저앉던 날

 

 

언제나 너만을 생각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