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에게 무엇이 되었삽기에/김일엽
당신은 나에게 무엇이 되었삽기에
살아서 이 몸도
죽어서 이 혼까지도
그만 다 바치고 싶어질까요
보고 듣고 생각하는 온갖 좋은 건
모두 다 드려야만 하옵니까
내 것 네 것 가려질 길 없고
조건이나 대가가 따져질 새 어딨겠어요
혼마저 합쳐진 한 몸이건만
그래도 그래도
그지없이 아쉬움
그저 남아요
당신은 나에게 무엇이 되었삽기에
일엽스님(1896.4.28-19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