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밤 일기에는 이렇게 쓰자
힘들게 뛰어 다니다 멈추어서
허무가 열어놓은 석양 앞에
잔디밭에 오므리고 앉을 멍석을 깐다.
허탈해진 하루를 다스려
삶의 낱장으로 기억하기 위하여
사람을 만나고 걷는데 걸린 시간과
마음과 마음을 열고 닫는데
공들여진 여과를 기억하자.
주머니 속에 담겨진 내 두 손이
기억하는 일들과
기억 속에 없어도 되는 것들을 분배하고
정작 중요한 마음안의 안식을..
내 흔들림 막아줄 기울임의 가치를..
선배가 쏟아주는 아낌없는 사랑과
친구들이 들려주는 심중의 격려를
오늘의 일기에 빼곡히 적어 넣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