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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밭/성찬경

개울가재 2009. 7. 26. 02:44

 

보석밭/성찬경-1956년[문학예술]등단

 

    가만히 응시하니

    모든 돌이  보석알이었다.

    모래알도 모두가 보석알이었다.

   반쯤  투명한 것도

   불투명한 것도 있었지만

   빛깔도 미묘했고

   그 형태도 하나하나가 완벽이었다.

   모두가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은

   보석들이었다

   이러한 보석이

   발 아래 무수이  깔려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하늘의 성좌를 축소해 놓은 듯

    일대 장관이었다.

    또 가만히 응시하니

    그 무수한 보석들은

    서로 빛으로

    사방 팔방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 빛은 생명의 빛이었다.

    이러한 돌밭을 나는 걷고 있었다.

    그것은 기적의 밭이었다.

    홀연 보석밭으로 변한 돌밭을 걸으면서

   원래는 이것이 보석밭인데

    우리가 돌밭으로 볼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것 모두가 빛을 발하는

   영원한 생명의 밭이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