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향기 / 임종본
하늘이 말갛게 익어가는 계절
짙푸른 새벽안개 머리에 이고
논둑 길 걷고 걸어 50년을 살아온 어머니
넘실거리는 고향 언덕 오르는 동안
고들고들 건조한 손 주름 안엔
돌돌 감아쥔 기름병 하나
풋내가 배어나는 애 고추사이로
보랏빛 가지가 주섬주섬 고개를 내민 채
백발이 성성한 울 어머니 품에 안겨
새벽기차 기다려 서울로 간다.
가슴속 깊이깊이 사무치는 그리움
불어오는 갈바람에 풀어내지 못하여
눈부시게 아름다운 새끼 보러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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