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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개울가재 2012. 6. 29. 22:57

 

 

 

상처 / 임종본

 

 

오뉴월 호수의 물길은

잔속의 물처럼

가뭄으로 속살을 드러내고

하늘 닮은 바다에

웃음 짓던 별빛 사라진 뒤 오래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드는

새소리만 드높은 아침

 

 

손톱 밑에 든 선인장 가시만큼

헤집는 아픔 모른 채

보드라운 유월의 바람살

철없이 곱기만 하다

마음의 오물을 모두 지우고

헤일 수 없는 고요를 만나면

어느 순간 섬광처럼

가슴에 단비 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