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호 태풍 볼라벤
임종본
귀뚜리의 노래가 잦아드는 자시의 영혼
하염없는 그리움이 소근 대며
철없이 귓전을 간질입니다.
저도 몰래 불거지던 사과 알이
놀래서 나뒹굴던 영상과
날아가는 비닐집의 순간은 그 얼마나
참혹한 현실이었는지
15호 태풍 볼라벤 그는
울부짖는 사자의 포효처럼 소름이 돋았다
지축을 흔들며, 쉬지 않고 지켜온 바다를
거머쥐고 놓지 않았다.
여름 내내 가뭄을 품고 살아온 고추밭의 내력도
성숙한 포도 알의 결정도
고함지르는 볼라벤의 형틀에 묶이고
어이할까 돌아서지 못하는 이 걸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