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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니언*의 낙조/임종본
개울가재
2008. 9. 3. 22:44
그랜드캐니언*의 낙조/임종본
누가 그대를 산이라 하였는가.
누가 그대를 벽이라 하였던가.
위대한 세월과
위대한 자연 앞에
나의 오만함을 거두고 앉아
우주만물의 형상이 여기에서 빚어지고
깎아지른 바위가 여기에서 태어난 줄을 나는 알았다
가만 가만 절벽 끝
적송에 매달린 하늘을 보노라니
솟은 바위와 형형색색 기암괴석은
도도히 흘러가는 콜로라도 강을 희롱하고
국적 없이 오고가는 사람들 발자국마다
20억년 동안 누려온 줄무늬다람쥐가
신세기에 물려줄 겸허를 심는구나.
*그랜드캐니언 : 미국 애리조나주(州) 북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거대한 협곡.(깊이 1.50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