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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바다에 시 밭 열리다/임종본

개울가재 2009. 7. 26. 04:23

대천바다에 시 밭 열리다/임종본

 

 

 

어제 옥색 구름 끼고 앉았던 대천 바다에

소스라쳐 한 걸음으로 달려 나온

사람들밭이 푸르다

 

수천만 년 동안 부서져 내린

조개껍질 주우려 팔도에서 모여든 시인들

몸과 마음 비우고 도드라진 얼굴로

 

시의 청정함을 밝혀보려

낮부터 가슴 활짝 열어 햇볕 쪼이고

까만 파도 숨죽여 엎드린 밤이슬을 삼킨다.

 

시원한 바닷바람 한 가방 챙기고

박사님 말씀 교수님의 언어

책갈피에 차곡차곡 쟁여 넣고서

 

풍경 달고 돌아온 선사의 아비처럼

보이지 않는 곡식 알알이 영그는 저녁을

보람찬 내일의 희망을 엮어 내리라고

 

짭짤한 1박2일의 태동 아랫배에 움켜쥐고

마음의 일상 고이접어 오늘도 푸를

대천바다에 띄웠노라.

 

 

*제2회 대천해변시인학교를 다녀와서....(2009.7.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