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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개울가재 2012. 10. 11. 01:57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임종본

 

 

짧은 한철을 살고도

한마디 변명 없이

굳은 바위의 묵언을 수행하는

들꽃을 바라보며

대자연에 순응하는 법도를 배운다.

 

비록 철없는 시절이었어도 좋을

나의 푸른 절기를 되 뇌이며

걸어 나오는 오솔길

 

풀숲에 함께 살아가는

새와 벌들의 노래로

흠뻑 취하며 금빛 날개를 단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한 줌의 삶을 보듬어

그대가 되어 준

꼭 한 사람의 채취를 따라 숨을 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