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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잠자리의 꿈

개울가재 2007. 10. 24. 22:55

 

 

고추잠자리의 꿈

 

 

임종본

 

 

낙엽이 점점 제 색을 더해가고

새소리 더욱

함초롬해가는 오후

하늘 닿은 억새밭 누빌 때

앙증맞게 볼 부풀은

새끼다람쥐

사람이 낸 길을

가로질러 뽀르르 달리고

 

황금빛 지평선 사이로

겨울철새는 풍경이 되기 위하여

먼 북쪽에서

날개 치며 돌아오는데

물들기 위해 봄부터 함께 걸어온 나뭇잎

한 장씩 햇살에 익어가는 곳

가을 끝나지 않은

저 푸른 하늘로 날아서 갈까